NOTICE 

시간이 늦었는데 좀처럼 잠을 들지 못한다.

배개에 머리를 파묻고 이리저리 뒤척여 보지만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좀처럼 날 재워주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많이 고민이 된다.
지금 이대로의 나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참 암울하다.

물론 좋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좋은 대학교를 나왔고, 좋은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라는 것은 실은 나와 내 부모님의 바램정도 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내가 저곳을 다님으로써 좀 더 가치 있는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지는 못하겠다. 아니 사람을 좀더 나태하게-공부이외의부분에서- 만들었다는 데에서 반대쪽에 손을 반 쯤 들어 주고 싶은 심정이다)

많은 것이 걱정되고 고민이 된다.
나이가 들면 어떤 상태가 될까? 일단은 학교를 끝내게 되니 직장을 잡아야 겠지?
지금의 공부가 끝나면 이것이 도움이 되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을까?
좋은 직장이란 뭘까?
돈을 많이 버는 직장일까?
돈을 많이 번다면 반대급부로 들어가기 아주 어렵고 일도 아주 많겠지?
여유 시간이 많은 직장이 좋은걸까?
물론 확실히 보수는 적겠지. 초라해 질까?

이래 저래 고민을 하다보면 어느새 "무엇을 해서 돈을 벌것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고 있다. 그걸 깨달으면 기분이 참 씁쓸해진다. 확실이 돈을 번다는 것은 생활을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20대인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이고. 거기에 맞춰서 내 인생을 조종해 나갈 필요도 있다.

그런데.

내가 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추구해야 할 것은 돈인가? 물론. 돈이 있어야 생활이 안정이 있고, 생활의 안정이 주어져야지 '인생에서 추구 할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고민의 끝에서 계속 메아리 치는 것은 언제나 '돈'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나를 참 슬프게 한다.

나는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가? 어쩌면 어렵다. 어렵다. 노래 부르는 사회와 매스미디어의 분위기에 그냥 취해서. 아 돈을 벌어야해 하고 세뇌되어 버렸던 것은 아닐까?

내 아버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란 결코 돈을 많이 받는 직업군에 속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집이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맹새코 단 한번도 없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께 느끼는 존경에 있어서 당신께서 벌어오는 돈의 액수의 대소가 영향을 주었던 적 역시 눈꼽만큼도 없다. 나는 어려서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의 아버지를 참으로 존경한다.

우리집은 그냥 보통의 가정이었으며, 그럼에도 넘치게 행복했다. 그리고 지금도 행복하다. 한 가정의 자식이 스스로 자신의 집은 행복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물론 나 역시 행복에는 어느정도 생활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 말에는 동의 한다. 하지만 그 액수는 지금 나의 아버지가 가정으로 가지고 오셨던 그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나 자신도 그정도로도 큰 불만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행복을 느끼며 살아나갈 수 있을 만큼 소박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해서 많은 돈을 벌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그렇게 끊임없이 던진다가 "나는 왜 이렇게 돈에 아둥바둥하는가?" 하는 질문에 도달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돈의 액수는 실은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님도 조금은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자꾸 돈에 대해서만 생각을 했던가? 그것은 그것이 일차적인 질문이라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내 삶의 목적을 정하지 못했었기에 항상 거기에서 생각이 막혔던 것이었던 거다.

"나는 왜 살려고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려고 사는가? 무엇이 하고 싶은가?"
이 험난한 시대에 캐캐묵은 철학이고, 도움 안되는 질문이며, 천하에 쓸모없는 배부른 자의 유희거리 취급도 받는 이러한 질문이. 지금 내 가슴을 가장 깊게 햘퀴고 있는거다.

중학교때, 고등학교때,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아마 나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뭐든지 해결 되리라 믿었던 멍텅구리쪽에 속했던 것임이 틀림없다. 중학교때, 고등학교때 그리고 대학교에 와서도 스스로 뼈아프게 고민하고 번뇌하고 경험해본 기회는 적었다. 단순한 시간의 흐름은 결코 사람을 자라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몰랐다. 그저 시간이 좀더 흐르면 좀더 어른이 되어 있을거라는 어리석은 생각만이 내가 가진 전부 였던 것이다.

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고민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오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는 많이 생각한다고 했었겠으나 실은 꽤나 모자랐던가다. 아무리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 주제 였다 하더라도 '그래 나는 충분히 생각하고 있어'라고 단정짓고 다시 한동안 흘러보내는, 그러니까 '나정도면 열심히 고민하는 거야'라는 자기최면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두렵다.
두렵다.
내가 돈을 못버는 것이 두렵다.
내가 성치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두렵다.
내가 내가 바라는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내가 내가 바라는 내 자신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것이 두렵다.

그러한 두려움에 휩싸여, 배개만 밍기적 대며 이토록 새벽 6시가 다되어 가는 시각까지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다행이다.
스스로에게 고민햇던 시간이 부족했음을 한탄하는 나의 모습
이는 분명 후회와 회한의 모습이다.
그러나 후회란 과거의 잘못됬던 자신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사람이란 후회라는 시간을 기점으로 과거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나누어 나간다.
그리고 미래의 자신을 바꿀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나는 후회 한다. 나는 후회한다.
바보 같았던 내 자신을 후회하고
어렸던 내자신을 후회하고
자신에게 모질지 못했던 시기를 후회한다.

그래서 이렇게 후회가 깊어지는 오늘 새벽에

나는 좀더 다른 나를 얻을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의 시간이 마치 사춘기의 어느 깨달음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철없던 소년이 어떤 일을 겪으며 성숙해 가는 성장 소설의 일처럼
소설이 끝날무렵 시작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소년의 모습처럼
내 변화의 기점이 오늘이 되길 바란다.
  
트랙백 0  |  댓글 1  |
김석호
글 쓴 님과 꼭 좀 대화를 나누고 싶네요~~
25boss@hanmail.net 제 이메일 주손데... 연락좀 부탁합니다...
꼭 좀요~~
2007/04/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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