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깨달음 에 해당하는 글 : 3 개

사는게 답답하고 맘먹은대로 안풀린다고 느껴지는 날이 종종있습니다. 거기다 이런 날은 늘 그렇게 느껴졌다기 보다는, 어제까지는 기분이 좋았다가 갑자기 오늘들어 그렇게 느껴지며 짜증을 내게 만듭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단락의 마지막근처에 오니, 이런저런 깨달음들은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기분이 나쁜것도, 별시덥잖은 이유로 다시 풀릴것도 알고 있으며, 그런 경험도 많이 가지고 있지요. 분명 아마도 일주일쯤 지나면, 나는 오늘 어떠한 연유로 맘이 편치 않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겠지요.

문제는 그렇게 아는데도 잘 안되는군요. 어린날에는 그렇게 된다는 사실조차 몰랐기에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 같고, 불행했던 것 같고 했습니다. 그래서 마음편히 불편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들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일시적이며,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것들임을. 문제는 그렇기에 마음편히 힘들어할 수 없네요. 그런것이 아이같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신때문입니다.

열이 나면 실컷 열이 나고, 아프고 그리고 털고 일어나는 때가 좋았습니다. 자그마한 미열은 그치지도 않고 마음을 몸져 눕게 하는군요. 좀 더 성숙하면 이 마저도 쉽게 넘길 수 있을까요? 왠지 그런 자신도 약간은 슬픕니다만.

스스로에 대한 걱정조차 놓아두고 잠시 여행이라고 가고 싶은 금요일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트랙백 0  |  댓글 0  |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무렵. 고2 선배들은 정말로 커보였습니다. 고3 형들은 정말로 어른들처럼 보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보니, 고1이든 고3이든 모두 다 아이같고 어려보였습니다. 물론 새로운 어른들이 생겨났습니다. 과선배들, 동아리 선배들, 복학생형들. 많은 것을 고민하고 많은 것을 겪은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내가 저 사람들만큼 나이가 먹으면, 그래도 세상을 좀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이제 나는 그 사람들의 그 때보다 더 많은 나이를 먹게 되었지만, 여전히 세상은 어려운 것이며, 난해한 것입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았던 그네들도 사실 나와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맞습니다.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얻었지만, 그래도 어른이 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나는 1년전의 내 모습이 유치해보이고, 몇년전의 내가  후회스러우며, 그전의 내 모습이 낯뜨겁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좀 더 굳건해질줄 알았건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알지 못했던 부끄러움을 알게됩니다. 왜 이런 것들이 반복이 되어가는 걸까요? 어른이 되면 단단한 마음으로, 과거의 과오에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햇었는데, 어째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요?

내가 잘못알았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후회할 일을 저지르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지나버린 어제를 다시 곱씹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살아가는 것은 언제나 후회할일이 슬퍼할일이 잔뜩인 여행길이고, 그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이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오히려 어렸을 때 알지 못했던 부끄러움을 배워나가는 일이었습니다. 어제의 내가 알지못했던 과오를 깨달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것들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조금은 담담한 마음으로 돌이켜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후회할일은 오늘도 내일도 일어나고 반드시 저지르게 됩니다. 우리는 거기서 피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하는 것은 내가 피했던 것들을 더이상 피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마도 내일도 나는 잘못을 10개정도 저지르고, 후회할 일들 3가지쯤 하게되겠지요. 그래도 그것에 슬퍼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대신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야 겠지요.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고, 오늘의 나보다 조금 나은 내일의 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우리는 죽을때까지 스스로에게 맘에 들만한 자신이 되도록 노력해 가는 것이니까요. 그게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니까요.

Crystal
후회하고 슬퍼할일도 담담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어른이 되었군요!
그나저나 사진이 평화스러운게 참 좋네요.
2008/04/04 09:42
네네. 담담히 받아들일 수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어요
사진은 아버지와 동생이랍니다^^

2008/04/04 01:29

최정현
안녕하세요 어쩌다가 님 글 읽게 된 대학생입니다. 내일 모레면 만으로 스무살이 돼, 공식적인 성인이 된다는 사실에, 여러 생각이 들어 잠 못자고 뒤척이다가 스스로 답을 얻지 못한 채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른"이 된다는 것의 백과사전 정의라도 찾아보려고 인터넷을 켜고 네이버 검색을 했더니 님 글이 떴습니다. 제가 지금 앞두고 있는 인생의 고개를 이미 넘으신 인생선배님의 글을 읽고 조금씩 생각이 정리가 되는 듯합니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건 막연한 인생의 답을 쫓거나 그것에 가까워진다기보단 하루하루의 삶과 그에 달려오는 성공과 실패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 그건가 보네요. 매일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2008/04/05 16:07
스스로를 위해 쓰는 글이지만, 다른이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늘 바래왔습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는 말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2008/04/06 00:35

비밀댓글 입니다
2008/04/07 00:01
히힛 고마워요^^

2008/04/07 14:21

vela
늘 생각하는것이지만.
생각으로 담고 있는것들 글로 풀어내는데 재능이 있으신거 같아요~
부럽!!
저도 담담히 하루하루를 잘 살아야 겠어요~^^
2008/04/07 11:01
언제나 글들을 읽어주고 칭찬해줘서 고마워^^
정말로 올해는 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할텐데^^

2008/04/07 14:22

글쌔요 제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도 그것인데요 어른이 되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더라구요 ^^어른이 되면 더 너그럽고 더 많이 넓어진 가슴을 갖고 모든것을 이해할수 있으려니 생각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인것 같아요 오히려 아이보다 못한 어른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는 ..그래서 웬지 우울하고요 나이를 먹었다고 그 나이값을 해가면서 사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본답니다
2008/04/08 23:50
아는게 많아지니, 오히려 욕심이 많아질 때가 있죠
그렇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 가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자신을 짚어봐야 겠구요.

그나저나 확실히 어른다운 어른이 드문 세상이 맞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우리가 어른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는지도 모르죠
다들 고군분투하며 사는거 같습니다^^

2008/04/11 14:02


이사를 여러번 하게 되면, 무언가 자잘한 것들 잔뜩 쌓인 상자를 가지게 된다.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필요할 것만 같고, 그래서 차마 버리지 못하고 한군데 모아놓은 그런 것들의 모음.

대부분은 몇년째 한번도 꺼내보지 못하고, 다음 이사를 하게 될 즈음에나 다시 햇볕을 보게되고, 다시 같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아 몇년 째 이것들 쓴 적이 없었지, 지난 몇 년간 이것들이 정말로 필요했던 적은 없었구나. 그렇게 깨닫게 된다.

아마도 그러한 시간이 사람이 무언가를 버릴 수 있기에 준비되는 시간인가 싶기도 하다. 아픔들도 괴로움들고 후회들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몇년째 가슴에 묻어두고 있어야, 이젠 내게 없어도 되는 것들이라고, 그래도 살아 갈 수 있는 것들이라고 깨닫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필요없는 그런 시간이 아니라, 그런 시간이 지났기에 버릴 수 있는 것같다.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한 짐들이 많더라도 괴로워하지 말자. 내가 그러하다가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자. 그런것이 사는 것이고, 그렇게 살아왔고, 그럼에도 잘 살아갈 수 있다. 그냥 담담히 받아들이며, 쌓아놓은 창고문을 다시 잠시 닫아두자. 언젠가 웃는 표정으로 내려놓는 날이 올테니까.


P.S 너무 원초적인 이야기가 대문을 장식하고 있기에^^;; 오랜만에 밀어내기 글 하나썼습니다. ㅎㅎ~
  
트랙백 0  |  댓글 1  |
crystal
시간이 약이죠? ^0^
2007/11/27 11:22

 이전  1   다음 

fotowall :: ncloud RSS Feeds today : 0   yesterday : 2
total : 196,189